2018년 1월 20일
주일 설교말씀(혼배성사) 김장환 엘리야 신부
예수님이 주인 되실 때 천국을 누린다!
오늘 이 혼배성사를 통해, 부부가 되는 김기영 세실군과 이랑혜 앵니스양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세실군과 앵니스양은 광명교회 청년회에서 만나 근 9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하는 것입니다.
만남과 헤어짐이 가벼워진 이 시대에 보기 힘든 신실한 청년들입니다. 이렇게 신실한 사위와 며느리를 한 가족으로 맞이하게 된 양가 어른들께도 축하를 드립니다.
저희 성공회는 일반적으로 성당에서 혼배성사로 결혼식을 하지만, 부득이하게 성당이 아닌 곳에서 결혼식을 하게 되면, 성당에서 따로 혼배성사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두 사람은 2월 16일에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결혼식을 하게 되어 오늘 김기영 세실군과 이랑혜 앵니스양이 혼배성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사회에서 가정과 교회만이 하느님이 직접 세우신 조직입니다. 결혼예식을 통해 세워지는 가정이 하느님 나라의 모형이기에 혼배성사라고 합니다. 성사란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거룩한 예식입니다. 부부가 함께 행복한 가정을 세워가는 것은 하느님이 기뻐하시고 축복하는 하느님의 거룩한 일입니다.
그래서 본 훼퍼 목사님은 결혼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결혼이라는 것은 당신들 서로의 사랑 이상의 것입니다. 결혼은 보다 높은 존엄성과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성스러운 선물이며 하느님께서는 결혼을 통해서 인류를 세상 끝까지 유지하려고 하시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의 사랑에 있어서 당신들은 당신들만의 행복의 천국을 볼 뿐이지만, 당신들은 결혼에 의해서 이 세상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며 인간으로서의 책임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당신들의 사랑은 당신들만의 것이며 개인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결혼은 초개인적인 어떤 것이며 하나의 신분, 하나의 직무입니다.”
본 훼퍼 목사님의 말씀은 한 마디로, 결혼이란 단지 두 사람의 사랑과 행복만이 아닌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우주적인 비전을 실현해 가야하는 선교적인 만남이라는 것입니다.
혼배성사를 통해 부부로 연합한 신랑과 신부가, 혼배성사 권면의 말씀처럼 하느님을 경외하며 사랑으로 하나 되어, 자녀를 출산하고 성서의 진리로 양육해가며, 천국을 경험하는 성가정을 세우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고 하느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것이 됩니다.
오늘 읽은 시편은 천국을 누리는 가정의 모습과 그런 성가정을 세워갈 수 하느님의 지침을 알게 해줍니다. 먼저 2절과 3절을 보면 천국누리는 가정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2절, “손으로 일하여 그것을 먹으니 그것에 네 복이며 행복이다.” 개역성경은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하느님이 허락하신 직업으로 성실하게 노동하는 삶, 그 인생에 형통한 복을 누리는 삶을 생각해 보십시오. 오늘날처럼 고용이 불안정한 시대에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그 노동의 결실로 가정을 꾸리고 가난한 이웃과 나누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감사한 일입니까?
3절, “집 안방의 아내는 푸짐히 열린 포도나무같고 밥상에 둘러앉은 네 자녀들, 올리브 나무의 햇순과 같구나.”
포도나무는 주렁주렁 포도를 열매 맺습니다. 포도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포도주가 만들어 집니다. 성경은 평화와 기쁨이 넘치는 하느님나라를 포도원, 포도나무로 비유합니다. 결실한 포도나무와 같은 아내가 있는 가정이 바로 평화와 기쁨이 넘치는 하느님나라라는 것입니다.
올리브나무는 사람들에게 열매와 기름을 주는 참 귀한 나무입니다. 자녀들이 올리브나무처럼 존귀한 하느님의 일꾼을 건강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천국을 누리는 가정, 자녀들이 세상에 유익을 주는 하느님의 일꾼으로 건강하게 자라나는 가정! 이 얼마나 행복한 가정의 모습입니까? 저는 늘 저희 가정이 이런 가정이기를 기도해 왔습니다. 여러분의 가정도 이런 가정 같기를 축원합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혼배성사로 부부가 된 두 사람이 이렇게 행복이 넘치는 가정을 세워가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이렇게 행복한 가정을 어떻게 세워갈 수 있을까요?
첫째, 시편 1절과 4절입니다. “1 복되어라 주님을 경외하며, 4 주님을 경외하는 자는 이렇게 복을 받으리라.”
하느님을 경외하는 가정이 천국을 누리는 가정, 자녀들이 주님의 아름다운 일꾼으로 자라나는 가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을 뽑으라고 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밀레가 그린 “만종”을 뽑았다고 합니다.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성당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에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그림이죠. 두 부부의 모습이 얼마나 경건하고 행복해 보이는지 모릅니다. 이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하느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바로 만종의 부부처럼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하느님께 기도하는 가정입니다.
뜨겁게 연애하다가 헤어지기가 싫고 함께 있고 싶어 결혼합니다. 그런데 함께 살다보면, 여러 가지 차이로 갈등하게 됩니다. 또 예상하지 못한 인생의 환란을 겪게도 됩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가정들이 힘들어 합니다.
사실 가정의 행복은 내가 만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편 127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1절, ‘주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집 짓는 자들의 수고가 헛되며’, 2절, ‘이른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밤늦게야 잠자리에 드는 것도 먹으려고 애쓰는 것도, 다 헛되고 헛되다.”
행복한 성가정은 오직 주님의 도우심으로 세워집니다. 주님을 경외함으로 언제나 주님을 바라보고 기도하면, 주님의 눈으로 배우자를 바라보게 됩니다. 주님의 마음으로 배우자를 헤아리게 됩니다.
주님이 부어주시는 사랑의 능력으로 그 모든 어려움을 능히 감당하며 이기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렇게 행복한 성가정을 세워가게 됩니다. 주님을 경외함으로 언제나 주님을 바라보고 기도하는 부부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두 번째, 오늘 시편 1절 후반입니다. ‘복되어라, 주님을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 “그의 길을 걷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주님이 친히 보여주신 모범을 따라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라’는 새계명을 주셨습니다. 어떻게 사랑할지 몰라 하는 우리에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모범은 우리가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에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신 희생과 용서의 사랑입니다.
앞에 선 신랑 신부는 지금까지 “무엇 때문에” 사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랑 김기영 세실군은 성실하고 선합니다. 신부 이랑혜양은 예쁘고 착합니다. 그래서 무려 9년간 변지 않는 사랑을 키워왔습니다. 이것도 대단합니다. 하지만, 결혼은 “그 무엇 때문”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주님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사랑을 오늘 서신 에페소서 5장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남편은 예수님이 교회를 위해서 죽으신 것처럼 아내를 죽도록 사랑하는 것입니다. 아내는 교회가 주님께 순종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하는 것입니다. 이 두 말씀은 같은 말씀입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십자가의 사랑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가나’라는 곳에서 열린 혼인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다는 기적이야기입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나라를 포도주를 흠뻑 마시며 기쁨이 넘치는 혼인잔치에 비유합니다.
어떤 상황이든지 예수님께서 주인으로 다스리시면 바로 그 곳에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하느님의 나라가 임한다는 교훈입니다.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의 길을 따름으로 천국을 누리는 성가정을 세우는 축복은 바로 예수님이 주인인 사람만이 누리는 축복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이, 그리고 오늘 혼배한 세실과 앵니스의 가정이 오직 예수님만을 주님으로 모시고 하느님을 경외함으로 주의 길을 걸으며 천국을 누리는 성가정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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