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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감사를 헤아려 자족의 영성으로 사는 예배자!

by 분당교회 2020. 7. 5.

2020년 7월 5일 맥추감사주일 (연중 14주일)

설교 말씀

김장환 엘리야 사제 

마태 6:25-34

 

어느덧 오늘은 7월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성당 현장 예배에 오신 여러분, 그리고 영상으로 예배드리시는 여러분, 2020년 상반기 6개월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상황 가운데,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크실 겁니다. 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힘들어 하는 분도 많으실 텐데 주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용기가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코로나-19 시기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교우들과 함께 성당에서 예배드리고 친교를 나누는 일상이 사라진 것일 겁니다. 기도하며 지혜를 모아 이 모든 어려움을 잘 극복해 가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2독서 히브리서는 믿음으로 고난을 이긴 신앙의 영웅들을 간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깊어가는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요청되는 믿음은 어떤 것일까요?

 

그것은 창조주시며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느님을 바라보며, 감사를 헤아려, 자족의 영성으로 살아가는 예배자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 예배 의향을 맥추감사주일로 삼은 이유가 이것입니다. 먼저 오늘 드리는 예배의 의향이 맥추감사니까 맥추감사주일의 유래를 살펴보겠습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과월절과 추수절 초막절 등 3대 절기를 반드시 지키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오늘 1독서 말씀입니다. 신명기 16:16, “너희 가운데 남자는 누구든지 일 년에 세 번, 과월절과 추수절과 초막절에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고르신 곳에 와서 그분의 얼굴을 뵈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도 빈손으로 야훼의 얼굴을 뵈러오면 안 된다.” 

 

과월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구원받은 것을 생각하며 구원을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과월절에는 1주일 동안 지키는데 무교병과 쓴 나물을 먹고 소금물을 마시면서 노예생활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개역성경은 무교절이라고 번역했습니다. 기독교에 성주간과 부활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막절은 초막을 치고 일주일간 그곳에서 지내며 광야생활을 기억합니다. 이집트의 노예로부터 해방시켜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현대교회에 와서는 1년 농사가 마감되는 가을, 추수감사주일로 지킵니다.

 

오늘 드리는 맥추감사주일은 추수절과 관련이 있습니다. 흔히 추수절은 과월절에서 50일이 되는 때에 지키는 절기입니다. 칠칠절, 오순절이라고 합니다. 시기적으로는 기독교의 성령강림주일이 여기 해당됩니다. 

 

추수절은 초실절부터 시작됩니다. 과월절이 지난 후 첫 번째 안식일 지키고 바로 다음날 새벽에, 유대인들은 처음 익은 곡식을 베어 와서 성전에서 초실절 제사를 드립니다. 보리나 밀의 첫 열매를 거두는 시기이기에 초실절 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밭에 밀과 보리를 같이 심어 놓으면, 항상 보리가 2~3주 빨리 익기 때문에 초실절 제사는 언제나 보리 가루로 드리게 됩니다. 그래서 초실절은 다른 이름으로 맥추절이라고도 합니다. 초실절이 종교적인 이름이라면, 맥추절은 농사적인 이름인 셈이죠.  

 

초실절 제사를 드리고 나면, 그날부터 49일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 밭에 가서 보리와 밀을 추수하고, 각자 첫 열매를 성전으로 가지고 와서 제사를 드립니다. 

 

첫 열매를 제물로 드렸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심을 고백하는 신앙입니다. 하느님은 살아계시어 만물을 주관하시는 전능자이심을 고백하는 것이며, 하느님은 자기 백성을 세밀하게 보살피시며 사랑과 긍휼을 베푸시는 자비로우신 분이심을 고백하는 신앙입니다.

   

맥추절 즉 초실절은 ‘유월절 후 처음 오는 안식일 다음날’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유월절은 금요일이었습니다. 안식 후 첫날 새벽에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는데, 바로 그 새벽이 첫 열매를 거두어 성전에서 초실절 제사를 드리려고 하던 바로 그 시간입니다. 다시 말하면 맥추절 즉 초실절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이 됩니다. 

 

초실절(첫 열매의 날)에 우리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성전에서 초실절 열매를 드리면, 자기 밭에서 곡식을 거둘 수 있듯이, 예수님이 부활하셨기에 이제 우리 모든 성도가 예수님처럼 부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실절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가리켜, 사도 바울은 부활의 첫 열매라고 한 것입니다. 고전 15:20,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 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 (개역개정)

 

다시 절기 설명으로 돌아가 정리하자면, 하느님이 지키라고 하신 맥추절은 부활절과 같은 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활절에 보리를 추수하기는커녕 이제 막 보리가 자라기 시작한 봄이구요. 그래서 초실절과 맥추절이 같은 날이지만, 이것을 구별하여 부활절에는 초실절의 의미로 지키고, 맥추절은 7월로 늦추어 지키기로 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맥추감사주일은 구약 성경의 초실절/맥추절의 명령 중에서 보리와 밀 추수를 감사하는 의미만 따로 떼어내어 지키는 날입니다. 도시 교회들은 맥추감사의 의미가 와 닿지 않지만, 농사짓는 시골교회들은 의미가 다가오지요. 강화에 있는 성공회 교회들을 보면, 맥추절에 여름 전에 추수한 감자, 양파, 대파 등들으로 제단 장식이 풍성합니다. 

 

언제부터, 누가, 맥추감사절을 7월로 정했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명하게 잘 결정한 것 같습니다. 7월 첫 주일에 드리는 맥추감사주일을 통해 상반기를 돌아보며 하느님의 은총을 헤아려 하느님께 감사하고 자족의 영성을 회복하게 되니까요.

 

구약에서 하느님이 지키라고 명령한 세 절기, 과월절 추수절 초막절 모두 그 예배의향이 모두 감사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매 주일 드리는 예배의향도 감사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드리는 예배는 십자가에서 자기 생명을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희생을 기억하며 그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성공회는 주일예배를 공식적으로 감사성찬예배라고 합니다.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는 진정한 감사가 없이 습관적으로 예배드립니다. 하여 이런 특별한 절기들을 통해 내 삶에 깃들어 있는 하느님의 은혜를 더 깊이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줍니다. 

 

성서는 우리에게 권면합니다. 1데살 5:18,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어떤 처지;에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을 포함한 우리의 모든 나날이 포함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7월의 첫 주일인 오늘을 분당교회가 지키지 않았던 맥추감사주일로 드리면서, 감사편지를 적어오자고 말씀드렸습니다. 봉헌함에 다 넣으셨죠? 

 

영상예배를 드리시는 교우들이 감사편지를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그 중에 두 가정의 감사편지를 읽어드립니다.

 

<찬미예수님, 2020시작하자 코로나 바이러스로 처음 겪는 일이 많았습니다. 제 일 큰일은 주일마다  주님께 예배드리지 못하는 것, 신부님과 교우님들 뵐 수 없는 것, 성당에 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과 신부님과 교우님들  기도 속에 늘 동행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저희 부부가 이식수술한지 1년 되는 달입니다.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주님과 폭염에 심방해주신 신부님 그리고 교우님들, 기도해주고 보살펴주신 은혜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 호주에 아토피 아주 심한 손자가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주님 은혜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큰 딸에게 좋은 배우자를 허락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기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라와 엘리사벳에게 내리셨던 은총의 기쁨을 혜연도 누릴 수 있도록 주님께 두 손 모아 빕니다.

 

아울러 아직도 기승을 부리는 바이러스로 수고하시는 모든 의료진과 관계자 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그들을 위험에서 지켜주시옵소서.

 

이 모든 기도, 맥추감사주일을 맞이하여 전지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주님께 올립니다. 아멘>

 

어느 가정의 편지인지 아시겠죠? 또 이렇게 짧은 편지도 있습니다.

<감사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만, 코로나로부터 잘 지내고 있고, 

 청지기헌금도 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고, 

 주님의 은혜 가운데 삶이 너무 감사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아멘!>

 

이제 정의혁 바우로님이 나오셔서 감사편지를 읽어 주시겠습니다.

 

저도 지난 상반기를 돌아보니, 주님이 베푸신 은혜가 얼마나 큰지 하느님께 너무 감사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로 예배가 중단되면서 3월 4월 두 달간 코로나 피정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주보작업, 우편물 발송 작업 등으로 매일 성당에 출근했지만, 평소보다 더 긴 시간 성당에서 기도하고 걸으면서 기도하면서 주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또 가족 모두 건강해서 감사합니다. 아내가 구안와사가 와서 고생했는데, 빨리 치유돼서 감사했구요. 또 살던 집이 팔려서 이사 걱정을 했는데, 마틴 교우 둘째 아들이 집을 구해줘서 전세값 올리지 않고 좋은 환경으로 이사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야훼 이레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가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면 이 모든 것을 곁들여 받을 것”이라는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교회가 하느님의 나라와 그가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는 것은 곧 성공회 선교정신 5Marks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회를 돌아보며 감사했던 내용을 5Marks에 따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합니다.

하느님 나라란 하느님의 통치를 말하는 것인데 하느님의 통치가 가장 완전하게 실현되는 시간이 예배입니다. 예배가 곧 선교의 시작인 것이죠. 

 

분당교회가 예배를 소중히 여기는 교회임에 감사드립니다. 코로나로 현장예배가 중지되었을 때, 봉사자들의 수고로 영상예배를 송출하기 시작해, 부족하지만 유투브로 예배를 실시간 중계하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코로나-19로 현장예배 출석률이 코로나 이전의 50-60%라고 하는데, 저희 교회도그 정도입니다. 하지만, 성당예배에 못 오시는 교우들도 성실히 영상예배에 참여하고 계시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With-Corona19 뉴 노멀 시대에 영상예배가 절대적인데, 예배의 소중함, 예배가 선교의 시작임을 아시고 교우 몇 분이 봉헌하시어 최선의 영상 장비 시설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영상 예배 자원봉사자가 더 필요합니다. 자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 세 신자들을 가르치고 세례를 주고 양육합니다.

4월 말 주교님 순방과 견진례가 예정되어 있어 견진교육이 계속 진행되었었구요. 이후 새가족 성경공부 2팀, 일대일 제자훈련 2분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사순절 동안 신약성서 통독을 진행하여 22분이 참가해 주셨고, 부활절부터성령강림절 까지 기쁨의 50일 여정 중에 행한 사도행전 쓰기에 15분이 참여하셨습니다. 서울교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참여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일대일 양육은 계속됩니다. 

 

3. 사랑의 섬김으로 이웃의 필요에 응답합니다.

2020년을 시작하면서 6곳을 선교구제 대상으로 입양하여 섬기고 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서대구교회 돕기, 코로나기금 조성 등에 힘껏 봉헌해 주셨습니다. 기금은 현재 300만 원 정도 기금이 비축되어 있는데, 이후 필요한 곳에 계속 플로윙할 것입니다.

 

4. 불의한 사회를 변화사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공평과 정의가 이루어져 샬롬이 가득한 나라가 되도록 기도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5.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며 지구 생명의 회복과 유지에 헌신합니다.

인류가 코로나 19로 너무나 고통 받고 있지만, 하느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잘 돌보고 섬겨야 하는 인간 본연의 임무,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자각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드리는 맥추감사주일을 통해서, 교우 여러분 모두, 창조주 하느님을 바라보며 감사하는 자족의 영성으로 살아가시는 예배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이제 침묵 가운데, 감사의 마음을 주님께 올려드립시다. 이것이 주님께 드리는 진정한 예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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