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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성탄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성장하려면?

by 분당교회 2020. 12. 27.

2020년 나해 성탄1주일 설교문

김장환 엘리야 신부

루가 2:22-40

 

어느덧 성탄1주일 송년주일이네요. 코로나로 어려워도,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루가복음에만 나옵니다. 루가복음이 증언하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예수님이 온전한 사람으로 오신 하느님이심을 알게 합니다.

 

마리아의 젖을 물어야 했고, 부모의 손길이 필요했고, 예수님도 기저귀를 찼다는 말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성탄하신 예수님은 성장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성장에 관한 기록이 두 번 나옵니다. 오늘 복음서 40절과 52절입니다. 40, 아기는 날로 튼튼하게 자라면서 지혜가 풍부해지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었다. 52, 예수는 몸과 지혜가 날로 자라면서 하느님과 사람의 총애를 더욱 많이 받게 되었다.

 

52절은 예수님이 열두 살이 되던 해에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갔다가 일어난 사건에 이어 나오는 말씀이니 청소년기의 성장을 말하는 것이고, 40절은 아기부터 어린이 시절을 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자라나셨다고 합니까?

 

먼저 자기 자신의 성장입니다. 42절, 튼튼하게 자라면서 지혜가 풍부해졌다. 50절, 몸과 지혜가 자라면서, 예수님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해 졌다는 것입니다. 아버지 요셉은 일찍 돌아가시고 로마 제국의 통치 아래 소년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을 텐데도, 그 어려움 가운데 건강하게 자라나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과 관계에서 성장하셨습니다. 42절,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었다. 50절,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50절에서는 ‘사람들의 총애도 받았다’고 합니다. 가족과 이웃이라는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성장한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균형 있게 성장하심으로 하느님 나라 운동을 펼쳐가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건강한 성장에는 부모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물론아버지 요셉은 일찍 돌아가셨지만, 부모의 양육 가운데 건강하게 성장한 것이죠.

 

예수님의 부모 요셉과 마리아는 하느님을 경외하는 신실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반복되는 표현이 있습니다. 22-24, 22 그리고 모세가 정한 법대로 정결 예식을 치르는 날이 되자 부모는 아기를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23 그것은 “누구든지 첫아들을 주님께 바쳐야 한다.”는 주님의 율법에 따라 아기를 주님께 봉헌하려는 것이었고 24 또 주님의 율법대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정결례의 제물로 바치려는 것이었다.

 

비둘기를 바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가난했지만, 요셉과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아갔습니다. 요셉과 마리아가 단지 육적인 부모만이 아니라, 신앙의 모범을 보인 영적인 부모였다는 것입니다.

 

수태고지를 듣고 “이 몸의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라고 고백한 마리아였습니다. 얼마나 하느님을 경외하는 소녀였는지요? 마리아의 부모, 요아킴과 안나가 그렇게 양육했던 것입니다.

 

요셉 역시 신실한 의인이었습니다. 마태 1: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천사가 마리아의 잉태는 하느님이 하신 일이니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말대로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을 때가 까지 동침하지 않았고 아기를 낳자 천사의 말대로 예수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를 보면서,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자녀들을 어떻게 양육하고 있는지, 우리는 영적인 부모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성가정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됩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믿고 거듭 나 예수님처럼 아기로 태어났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을 때 성령님이 우리 안에 들어오셔서 하느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갈라 4:6, 이제 여러분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므로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마음속에 당신의 아들의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7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제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자녀라면 하느님 께서 세워주신 상속자인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독생 성자 예수님을 성모 마리아에게서 사람으로 나게 하시어 우리를 죄로부터 구원하여 주시어 하느님의 자녀로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는 특권을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을 ‘아빠’라고 불러 본 적이 있으신지요?

 

가끔이어서 주님께 미안하지만, 하느님을 아빠라고 부르며 하느님을 생각하면 오늘 1독서 이사야 61장 10절의 말씀이 저의 고백인 때가 있습니다. 61:10, 야훼를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다. 나의 하느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 그는 구원의 빛나는 옷을 나에게 입혀주셨고 정의가 펄럭이는 겉옷을 둘러주셨다. 신랑처럼 빛나는 관을 씌워주셨고 신부처럼 패물을 달아주셨다.

 

“야훼를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다. 나의 하느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

 

 어렵고 힘드시지요?

창조주 하느님을 생각해 보십시오.

예수님을 보내주신 하느님을 생각해 보십시오.

나를 자녀 삼아주신 하느님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면 마음이 회복되고 삶이 회복됩니다.

 

설교 준비하며 이사야의 말씀을 묵상하는데, 옛날에 많이 불렀던 찬양이 기억났습니다. 제가 특송으로 불러보겠습니다.

 

  “내 손을 주께 높이 듭니다 내 찬양받으실 주님

   내 맘을 주께 활짝 엽니다 내 찬양받으실 주님

   슬픔 대신 희락을 재 대신 화관을

   근심 대신 찬송을 찬송의 옷을 주셨네“

 

이제 성탄하신 예수님의 은총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난 우리도, 성탄하신 예수님이 성장해 가셨던 것처럼 성장해야 합니다.

 

지난 한 해,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성장하고 깊어지셨는지요?

 

여러분이 예수님처럼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 교회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도 성가정과 같은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 말씀을 드리면서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교회에서 저를 신부라고 부릅니다. Father, 영적인 아버지!

 

지난 한 해, 주교님의 파송을 받아 주님이 맡겨주신 양떼들인 여러분을, 목자로 부름 받은 제가 얼마나 잘 사랑으로 섬기며 말씀을 잘 먹여서 여러분의 성장을 도왔는지를 반성하게 됩니다.

 

영적인 부모로서 부족하고 연약한 저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년에는 더 성심을 다해 여러분을 섬기는 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바랍니다.

 

아울러 저와 함께 하느님의 가족인 교회에서 영적인 부모가 되어 여러분을 섬기라고 불러주신 프란시스 신자회장, 엘리사벳 사제회장, 그리고 교회위원, 또래모임 섬김이들,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대성당 주임사제로 섬기시는 주낙현 신부님이 좋은 시를 번역해 주셔서 읽어 드리며 설교를 마칩니다.

 

이제, 성탄의 일이 시작될 때 Now, the Work of Christmas Begins

 

하워드 서먼 Howard Thurman (1899-1981)

 

천사들의 노래가 잠잠할 때,

하늘의 그 별이 사라졌을 때,

동방 박사들이 집에 돌아갔을 때,

목자들이 양떼와 더불어 제자리로 돌아갔을 때,

성탄절의 일은 시작됩니다.

잃어버린 사람을 찾는 일,

부서진 이를 치유하는 일,

배고픈 이를 먹이는 일,

감옥에 갇힌 이를 풀어주는 일,

나라를 새로 세우는 일,

사람들에게 평화를 가져오는 일,

마음속에 음악과 노래를 만드는 일.

 

성탄하신 예수님이 건강하게 자라나시어 행하신 사랑의 섬김을, 우리도 예수님처럼 건강하게 자라나 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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