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로렌스) 사제가 MC, 임종호(프란시스) 사제가 주례하였습니다.
많은 교우들이 참석하여 축하해주셨고 특별히 성가대는 아름다운 축가를 들려주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두 사람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기를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혼배미사 설교문>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참으로 기쁜 자리입니다.
오늘은 하느님과 증인들 앞에서 표장우 시몬 군과 김보경 세실리아 양이 혼인을 약속하는 자리입니다.
혼인은 참 좋은 것입니다. 이 자리에 축하해주시려고 오신 분들, 다 동의하시지요?
저는 성공회 신부인데요, 신부이지만 결혼을 하였습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17년 전에 혼배성사를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가장 아름다운 예식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결혼을 일종의 타락처럼 생각해서 말씀하기를 왜 성직자가 결혼을 해서 거룩한 성직을 더럽히냐고... 합니다. 심각한 오해입니다. 그런 오해를 하는 분은 실상 혼인의 가치도, 인생의 의미도 모르는 불행한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결혼생활은 큰 짐입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인생살이의 참 기쁨과 의미를 깨닫습니다.
이제 혼인을 약속한 두 사람에게 새삼 사랑을 당부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혼을 통해서 두 사람에게 그 사랑의 차원이 변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사람의 몸을 입어
말구유 위에 아기로 태어나신 일을 “성육신” 사건이라고 합니다.
저는 두 사람의 결혼은 바로 “연애의 성육신”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두 사람이 그동안 기도하고 만나고 사귀며 키워온 사랑은 일종의 연애감정입니다.
하지만 이제 결혼을 통해서 감당해야 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생활의 문제입니다.
이제 사랑은 달콤하고 황홀한 연애감정을 넘어서서
땅위의 현실 속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제 오늘 이후로 두 사람은 더 이상 각자 마음 속에 꿈꾸던 남편의 이미지, 아내의 이미지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실제 “있는 그대로”의 남편과 아내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연애감정은 하늘에 머물지만 혼인의 현실은 땅에서 살아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신랑, 신부 모두 제가 깊이 신뢰하는 훌륭한 젊은이들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혼인은 왕자님과 공주님이 만나서 오래오래 잘사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두 사람은 왕궁에서 시녀를 거느리며 살림을 살게 되지도 않습니다.
아기예수가 왕궁에서 태어나지 않고 말구유에서 인류의 구원사역을 시작하셨듯이
이제 두 사람의 가정은 마치 말구유에서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화려하고 풍요로운 대신에 초라하고 거친 현실일 수도 있습니다.
즐기고 누리는 대신에 한동안은 많은 것을 참고 인내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세상이 유혹하는 것들 대신에 정말 소중한 것에 시선을 두고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두 사람을 구원할 것이고
두 사람과 관계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던져주게 될 것입니다.
흔히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맞는 것 같지만 부족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논리라면 사랑이 식으면 헤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혼배성사는 다른 차원을 보여줍니다.
사랑을 해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을 통해서 참된 사랑을 배우고 누리고 완성하라는 것입니다.
혼인이라는 제도가 두 사람을 하나로 만들지 못합니다.
오늘 성경 말씀대로 사랑만이 두 사람을 구원하고
사랑만이 두 사람을 진실로 하나가 되게 합니다.
결혼생활은 연애 때의 사랑을 소비하는 일이 아닙니다.
결혼생활은 삶속에서 새롭게 사랑을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결혼 전에 꿈꾸던 이상적인 배우자, 환상적인 결혼생활이란 사실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결혼을 통하여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배우자를 받아들이고
함께 세상을 헤쳐 나가며 힘과 지혜와 용기를 배웁니다.
그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이 사랑이고 믿음입니다.
오늘 혼배성사는 그 과정을 신실하게 충실하게 감당하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하느님께서 늘 함께 해주시고 복을 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두 사람의 일생은 이 혼배성사의 약속과 축복으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두 사람이 참된 사랑의 삶을 살아가도록
이 자리의 모든 분들도 기도하고 격려하고 도와주실 줄 믿습니다.
신랑, 신부와 이 자리의 모든 분들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축복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임종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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