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씀/설교

2010년 2월 21일 (사순1주일) 강론초 (루가 4:1-13)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2. 20.



2010년 2월 21일 사순 1주일 성서말씀
===============
신명 26:1-11

1. 너희 하느님 야훼께 유산으로 받은 땅에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하고 자리잡게 되거든 2. 너희 하느님 야훼께 받은 그 땅에서 너희가 거둔 각종 햇곡식을 떠내어 광주리에 담아가지고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당신의 이름을 두시려고 고르신 곳으로 가거라. 3. 너희는 당직 사제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여라.
'나는 야훼께서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우리의 선조들에게 맹세하신 대로 이 땅에 들어오게 된 것을 오늘 나의 하느님 야훼께 아룁니다.'
4. 사제가 그 광주리를 네 손에서 받아 너희 하느님 야훼의 제단 앞에 놓으면 5. 너희는 너희 하느님 야훼 앞에 아래와 같이 아뢰어야 한다.
 '제 선조는 떠돌며 사는 아람인이었습니다. 그는 얼마 안 되는 사람을 거느리고 이집트로 내려가서 거기에 몸붙여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불어나 크고 강대한 민족이 되었습니다. 6. 그래서 이집트인들은 우리를 억누르고 괴롭혔습니다. 우리를 사정없이 부렸습니다. 7. 우리가 우리 선조들의 하느님 야훼께 부르짖었더니, 야훼께서는 우리의 아우성을 들으시고 우리가 억눌려 고생하며 착취당하는 것을 굽어살피셨습니다. 8. 그리고 야훼께서는 억센 손으로 치시며 팔을 뻗으시어 온갖 표적과 기적을 행하심으로써 모두 두려워 떨게 하시고는 우리를 이집트에서 구출해 내셨습니다. 9. 그리하여 우리를 이 곳으로 데려오시어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10. 그런즉 야훼여, 주께서 저에게 주신 이 땅의 햇곡식을 이제 제가 이렇게 가져왔습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너희 하느님 야훼 앞에 놓고 너희 하느님 야훼 앞에 엎드려 예배 드리고 11.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너희와 너희 집에 주신 온갖 좋은 것을 먹으며 즐겨라. 너희뿐 아니라 너희 가운데 있는 레위인과 떠돌이도 함께 즐기도록 하여라.

=====================
시편 91:1-2, 9-16

1. 지존하신 분의 거처에 몸을 |숨기|고 ∥ 전능하신 분의 그늘 아래 머|무는|사람|아,
2. 주께서 네 피난처시요, 네 요새|이시|며 ∥ 네가 의지하는 하느님이라고 |말하|여-|라.
9. 주님을 너의 피난처라 |하-|고 ∥ 지극히 높으신 분을, 너의 요새로 |삼았|으-|니,
10. 어떤 불행도 너를 덮치지 못|하리|라. ∥ 어떤 재앙도 네 집을 가까이 |못하|리-|라.
11. 주께서 너를 두고 천사들을 |명하|여 ∥ 너 가는 길마다 지키게 |하셨|으-|니,
12. 행여 너 돌 뿌리에 발을 다|칠세|라 ∥ 천사들이 손으로 너를 떠|받고|가리|라.
13. 네가 사자와 독사 위를 짓밟고 |다니|며, 사자새끼와 살모사를 |짓이|기리|라.
14. 나에게 부르짖는 자를 내가 건|져 주|며 나의 이름을 아는 자를 내가 |높여|주리|라.
15. 나를 부르는 자에게 대답해 주고: 환난 중에 그와 함께 있|으리|니 ∥ 나는 그를 건져주고 |높여|주리|라.
16. 그로 하여금 마음껏 오래 살게 |하-|고 ∥ 나의 구원을 그에게 |보여|주리|라.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성령께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아-|멘
=================
로마 10:8-13

8. 하느님께서 "말씀은 네 바로 곁에 있고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 하셨는데 이것은 우리가 전파하는 믿음의 말씀을 가리켜 하신 말씀입니다. 9. 예수는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또 하느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셨다는 것을 마음으로 믿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놓이게 되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게 됩니다. 11. 성서에도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라."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12. 유다인이나 이방인이나 아무런 구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만민의 주님이 되시고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든 사람에게 풍성한 복을 내리십니다. 13.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을 얻으리라."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
루가 4:1-13

1. 예수께서는 요르단 강에서 성령을 가득히 받고 돌아오신 뒤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가셔서 2.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 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서 사십 일이 지났을 때에는 몹시 허기지셨다.
3. 그 때에 악마가 예수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하여 보시오." 하고 꾀었다. 4. 예수께서는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5. 그러자 악마는 예수를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잠깐 사이에 세상의 모든 왕국을 보여주며 6. 다시 말하였다. "저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저것은 내가 받은 것이니 누구에게나 내가 주고 싶은 사람에게 줄 수 있소. 7. 만일 당신이 내 앞에 엎드려 절만 하면 모두가 당신의 것이 될 것이오." 8. 예수께서는 악마에게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예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라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9. 다시 악마는 예수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여기에서 뛰어내려 보시오. 10. 성서에 '하느님이 당신의 천사들을 시켜 너를 지켜주시리라.' 하였고 11. 또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손으로 너를 받들게 하시리라.'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소?" 하고 말하였다. 12. 예수께서는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떠보지 마라'라는 말씀이 성서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13. 악마는 이렇게 여러 가지로 유혹해 본 끝에 다음 기회를 노리면서 예수를 떠나갔다.

========================
<본기도> -성공회기도서

구원의 하느님,  하느님 백성이 광야의 시련을 거쳐 약속의 땅에 들어가게 하셨나이다. 비옵나니, 우리가 이 세상 광야를 지나는 동안 주님의 이끄심을 따라 마침내 약속하신 영광의 나라에 이르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

                유혹을 이기고 하느님의 사랑 안에 살자 (루가 4:1-13)

예수님의 광야시험은 공생애동안 하느님의 일을 하시며 늘 겪으셨던 유혹을 내용으로 합니다. 또한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 신앙인들이 살면서 겪어야 하는 유혹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빵’이라는 말로 표현된 재물, 세상이 인정하는 ‘권세와 영광’, 그리고 ‘기적’을 원합니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하느님으로부터 기대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라 하느님 당신의 사랑과 자비 자체입니다. 우리를 참으로 변화시키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하느님의 우리와 함께 해주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성서가 말하는 유혹은 인간이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듯이 행동하는 자세를 뜻합니다. 악마의 유혹은 그저 터무니 없고 황당한 것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럴듯한 것이 특징입니다.


인간에게 빵이 중요하고 재물을 가지면 힘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님은 우리가 먹고 사는 일이 전부인 듯 살아서는 안된다고 말씀합니다.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악마는 권력과 영광을 가진 사람에게 엎드리고 빌붙어서 세상의 몫을 차지하라고 우리를 유혹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사람은 부귀와 영화를 탐하여 아무 데나 엎드려 절하지 않습니다.


악마가 기적을 행하라고 유혹하는 것은 기적이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기대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수님은 기적을 행하셨고 그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기적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초능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분 안에 보이는 하느님의 자비와 은혜로우심을 경험하고 찬양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는 하느님의 기적(奇蹟)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당신의 뜻과 사랑과 자비로 함께 하시는  성사(聖事)의 하느님을 의지하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가 기대할 바는 자비와 능력과 은혜의 성 삼위 하느님 자체이지, 재물과 권세와 영광 그리고 기적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신앙인은 하느님의 자비와 은혜로우심을 경험하고 전합니다.
자기 소원을 성취하겠다고 열심히 기도하는 일,  권력과 영광을 얻어 보겠다고 비굴하게 엎드리는 일은 하느님의 자녀로서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초보적인 수준입니다.
성숙한 그리스도 신앙인은 예수님이 하신 일 안에 하느님의 일을 알아보고, 자기도 같은 실천으로 하느님의 자비와 은혜로우심을 주위에 전하는 생명의 사람입니다. 그것이 하느님 자녀가 되어 성장하고 성숙하며 사는 복된 길입니다. (2007. 2. 25) ✠
=========================================================

                                                      유혹의 본질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공생애를 시작하시기전에 성령에 이끌려 광야에서 40일간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신 일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통하여 이제 40일간 사순절기를 절제하고 삼가고 정화하며 지내는 우리가 이겨야 할 유혹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세 가지 유혹의 내용을 마치 우리네 육신을 가지고 사는 인간들이 이런저런 욕심과 정욕으로 인해 받는 윤리적 유혹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실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수님이 받으신 유혹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이라는 전제가 붙은 것이었습니다. 즉, 그리스도라는 자의식을 가지시고, 성령에 충만하신 상태에서 받으신 유혹입니다. 단순히 한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로서 받으신 유혹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세 가지 유혹은 예수님의 육신적인 연약함을 시험하여 메시야의 자격이 있는가를 떠보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그리스도로서 당신의 구원사역을 어떤 방향과 깊이로 펼쳐 가실지를 알아보려는 데 의도가 있습니다. 이 유혹 이야기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구원과 하느님께서 이루시려는 구원이 본질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악마는 우리가 그리스도에게 원하는 것들을 간파하여 예수가 그리스도라면 군중들의 이런 요구들을 수용하고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상 이 유혹이야기의 가치는 “예수님을 추종하는 우리들이 과연 예수님께 무엇을 구하고 있는지”를 드러내고 “우리의 그러한 요구를 예수님께서 어떻게 처리하실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는데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과  사랑과 의로움”을 구하여야 합니다. 그것만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경제적인 부, 권력과 명예, 기적과 신비”를 예수님께 신앙의 이름으로 구하는 것은 모두 다 악마적인 “유혹”에 해당합니다. 이 사순 절기에 우리는 바로 이 치명적인 유혹을 피하기 위하여 성찰하고 또 성찰하고 깊이 깊이 기도하는 것입니다. (2004. 2. 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