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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새롭게 하시는 성령

by 분당교회 2017. 6. 5.

2107년 6월 4일 성령강림주일 설교말씀

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요한복음 7:37-39


새롭게 하시는 성령


1. 지난 주일 사제 서품 19주년을 축하해 주신 교우들께 감사드립니다. 벌써 전도사 1년, 부제 2년을 포함해 22년 사목을 해왔네요. 사목을 하면서 누리는 보람과 기쁨은, 교우들이 하느님을 만나고 그 삶이 변화되는 것을 목격하는 것입니다. 어떤 인생이든지, 하느님을 만나면 변화됩니다. 사람들이 하느님을 만나는 통로에는 어떤 경로가 있을까요? 


2. 제가 전도사 부제 사제로 5년을 있었던 수원교회에서 사목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는데요. 사실 이 때의 경험이 제 사목의 근간을 이루었다고 생각됩니다. 모셨던 박경조 주교님은 교우들에게 하느님을 만나는 경험을 주시고자 다양한 신앙 활동들을 전개하셨습니다. 일대일제자양육, 찬양간증예배, 새벽기도총진군, 예수원방문, 피정, 중보기도, 성령세미나, 환경운동, 나눔의집 설립과 봉사 등등


3. 이 중에 성령세미나는 7주간 집중적으로 복음과 성령에 대해서 강의 듣고 묵상하는 훈련입니다. 성령세미나를 통해, 오래된 교우들은 식었던 하느님과의 사랑이 회복하고, 새로 나오신 교우들은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성령세미나는 교우들이 살아계신 사랑의 하느님을 만나고 인생이 변화되는 아주 좋은 신앙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 결과 교회가 든든히 서가는 큰 유익을 누렸습니다. 어느 해인가 부활절이 지나도 출석 신자가 늘어나 장년 출석이 300명을 넘기는...



4. 오늘 읽은 2독서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성령을 받아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로 변화된 이야기입니다. 성령으로 충만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성령이 임하면 하느님의 새로운 일이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 예배 가운데도 새로운 일을 행하시는 성령의 역사가 있기를 갈망하며, 사도행전 2장을 중심으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5. 사도행전 2장 2절에,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고 합니다. 성령은 히브리어로 ‘루아흐’라고 하는데, ‘바람, 기운, 입김, 숨결’ 등으로 번역됩니다. 예수원을 설립하신 고대천덕신부님은 성령충만한 교회란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교회라고 하셨습니다. 성령의 바람이 부는 교회는 환대와 사랑의 기운이 가득한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가 그런 교회인 줄 믿습니다.

 

6. 3절을 보니, ‘혀 같은 것들이 나타나 불길처럼 갈라지며 각 사람 위 내렸다’고 합니다. 불은 성령의 이미지입니다. 저와 형님이 함께 기도했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제가 고 2겨울방학 때, 띠 동갑이신 형님은 포항제철을 다니다가 친구 따라 간 부흥회에서 주님을 만나고 신학교를 가기 위해 사표를 내고는 시골집으로 와 있었습니다. 저는 진로를 놓고 고민하던 때라, 같이 철야기도를 했는데 형이나 저나 불이 임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후 형님은 확신을 가지고 신학교에 진학하셨고 저도 신학대학으로 가고자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를 했습니다. 


7. ‘바람 같은 성령, 불같은 성령’, 이런 표현들을 보니 오래 전에 한참 불렀던 찬양이  기억납니다. 1907년 평양에서 일어난 부흥의 역사가 다시 일어나기를 간구하며 2007년 전후로 많이 불렸던 ‘부흥’이라는 찬송입니다. 


  “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 하늘의 하느님,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우리의 죄악 용서하소서. 이 땅 고쳐주소서. 

   이제 우리 모두 하나되어 이 땅의 무너지 기초를 다시 쌓을 때, 

   우리의 우상들을 태우실 성령의 불 임하소서. 

   부흥의 불길 타오르게 하소서. 진리의 말씀 이 땅 새롭게 하소서. 

   은혜의 강물 흐르게 하소서. 성령의 바람 이제 불어와 

   오-주의 영광 가득한 새 날 주소서. 오- 주님 나라 이 땅에 임하소서.” 



- 찬양의 가사처럼 성령의 불이 임하고 성령의 바람이 불어오면, 주의 영광 가득한 새 날, 하느님의 새 일이 시작됩니다. 아멘! 


8. 성령이 행하시는 첫 번째 새 일은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4절을 보니까, 기도하던 제자들의 마음이 성령으로 가득 차서 성령이 시키는 대로 새로운 언어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오순절기를 지키러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자기가 사는 나라의 말로 들렸다고 합니다. 방언의 은사라는 것입니다. 실제 자기가 구사하지 못하던 외국어를 말하기도 하고, 영적인 천사의 말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여기에, 우리가 평소 잘 사용할 수 없었던 말을 하는 것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칭찬하는 말, 격려하는 말, 감사하는 말, 축복하는 말, 영혼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유익한 말들’ 말입니다. 여러분 모두 성령으로 충만하여 사람들을 격려하고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게 되기를 축복합니다.


9. 새 일의 두 번째는 새로운 용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14절을 보니, 베드로가 일어나서 큰 소리로 외칩니다. 베드로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예수가 잡히실 때 3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했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어도 문을 닫아걸고 있던 겁 많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성령을 받으니 담대함을 얻어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서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선포합니다. 복음을 전합니다. 우리에게도 세상 속에서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함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10. 세 번째는 새로운 능력으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37절을 보니, 용기를 내어 복음을 전한 베드로의 말을 듣고 사람들이 찔림을 받아 이렇게 물어옵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이에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회개하시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리하면 성령을 선물로 받게 될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세례를 받아 신도가 된 사람이 삼천 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11. 여러분 능력이 필요하지 않나요? 죄와 욕심을 이겨내는 거룩의 능력, 나누고 섬길 수 있는 사랑의 능력, 복음을 전하는 능력! 성령이 임하면 능력을 받습니다. 사도행전 1장 8절입니다. “그러나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뿐만 아니라 땅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힘 = 권능 : 두나미스 = 능력.


12. 성령이 행하시는 새로운 일, 네 번째는 공동체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성령을 받아 새로운 언어를 말하고, 새로운 용기와 능력을 살기 시작하면서 이 땅에 세상과 전혀 다른 공동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42절부터 47절까지 기록되어 있는 예루살렘교회 말입니다. 교회가 어떠해야하는지를 보여주는 교회의 원형입니다. 성령이 세우는 공동체의 특징들은 무엇일까요? 


13. 42절,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 하느님 나라의 복음, 하느님 나라의 비밀, 하느님 백성의 삶의 스타일 등을 배우며 말씀의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 44-45절, “그들의 모든 것을 공동 소유로 내어놓고 재산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 주었다.”,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새 계명이 성령의 코이노이아로 유무상통한 사랑의 공동체였습니다. / 42절, “빵을 나누어 먹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고”, 47절,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성찬, 하느님과의 친밀함. 하느님이 중심이 된 예배의 공동체였습니다. / 43절, “사도들이 계속해서 놀라운 일과 기적을 많이 나타내 보이자”, 기적 - 표징, 치유를 통한 사회적인 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치유와 회복의 공동체였습니다. / 46절, “기쁘게 음식을 함께 먹으며”, 환대하고 일치하는 밥상공동체였습니다. 이렇게 하느님 나라를 보여주는 새로운 공동체가 세워졌습니다.


14. 로마황제가 주님 Lord가 아닌, 예수가 주님 Lord인 사람들. / 하느님의 자녀가 되 평등한 공동체를 이룸으로 당시의 사회구조인 노예제 사회를 초월해 살아가는 사람들. / 팍스로마나 가치관인 황금만능주의를 무너뜨리는 유무상통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 기도와 예배 가운데 나타나는 치유와 회복으로 예수가 살아계신 하느님임을 보여주는 사람들. 성령이 임하자 새로운 언어, 새로운 용기, 새로운 능력으로 사는 사람들이 새로운 사랑의 공동체를 세운 것입니다. 


15. 이렇게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은 존경이었습니다. 47절, 이것을 보고 모든 사람이 그들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세상의 삶의 방식과는 다른 스타일로 살아가는 공동체가 그들에게는 도전이요 부러움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 공동체를 통해서 하느님의 나라를 경험하고 세상에 하느님의 나라를 보여줌으로 선교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47절, “주께서는 구원받을 사람을 날마다 늘려주셔서 신도의 모임이 커갔다.” 

   

16. 그럼 오순절에 성령이 충만하게 임하는 사건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을까요? 이 질문은 바로 우리가 어떻게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 해답이 사도행전 2장 1절, “드디어”에 있습니다. 이 “드디어”라는 말에는 구약으로부터 이어오는 하느님의 마음과 계획이 담겨있습니다. 


17. 오늘 읽은 1독서 민수기를 보면,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 중 70장로에게 성령이 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때 성막으로 나오라는 모세의 말을 듣지 않은 앨닷 메닷 두 장로에게도 성막에 모였던 68장로에게 임한 성령이 동일하게 임했습니다. 이에 모세의 시종 여호수아가 문제를 제기하자 모세는 이렇게 말합니다. “차라리 야훼께서 당신의 영을 이 백성에게 주시어 모두 예언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슨 말입니까? 70장로만이 아니라 이스라엘 모든 백성이 성령받기를 원한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백성 모두가 성령으로 충만하기를 바라십니다.


18. 이 마음이 그대로 표현된 것이 바로 오늘 2독서 사도행전 2장에서 베드로가 행한 오순절 설교에 인용된 예언자 요엘의 말씀입니다. “16 이것은 예언자 요엘이 예언한 대로 된 것입니다. 17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마지막 날에 나는 모든 사람에게 나의 성령을 부어주리니 너희 아들 딸들은 예언을 하고 젊은이들은 계시의 영상을 보며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18 그 때에는 나의 남종에게도 여종에게도 나의 성령을 부어주리니 그들도 예언을 하리라.” 


19. 요엘의 예언이 오순절에 “드디어” 성취되었습니다.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받을 때까지 기다려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들에게 성취된 것입니다. 제자들은 어떻게 기다렸나요? 사도 1장 14절에 나옵니다. “그들은 모두 마음을 모아 기도에만 힘썼다.” 하느님의 언약에 순종하는 제자들이 한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하는 가운데 드디어 성령이 임했던 것입니다. 


20. 우리는 동일한 성령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모든 크리스챤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버지의 약속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초대교회 신자들처럼 믿음으로 기도하며 기다리면 성령으로 충만해 집니다. 갈망하고 기도하면 하느님이 성령을 부어주십니다. 그러면 우리도 초대교회 신자들처럼 성령으로 충만하여 새로운 언어, 새로운 용기, 새로운 능력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경험하고 드러내는 새로운 공동체를 세워가는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 될 것입니다.  


21. 이 시간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성령님을 갈망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층계성가를 다시 부르겠습니다. “오소서 성령이여 사랑의 길로 인도하소서.  오소서 성령이여 우리에게 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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