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씀/설교

사순절은 거룩을 연습하는 은총의 시간!

by 분당교회 2020. 2. 23.

2020년 2월 23일

연중 7주일 설교 말씀

김장환 엘리야 사제 

마태 5:38-48

 

대구 신천지로 인해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말로만 듣던 이단 신천지의 악한 위력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상태입니다. 확진자를 치료할 수 있는, 즉 병원 등 의료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감염속도가 느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향후 2주 정도는 지혜롭게 행동해야 합니다. 마스크와 손 씻기 꼭 지키기 바랍니다. 대구 경북 힘내세요. 질병 관리 본부 힘 내라. 으료진들과 방역에 힘쓰는 모든 분들게 감사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말씀을 나눕니다.

 

이번 주 수요일부터 사순절을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시기 전 40일을 광야에서 금식기도 하신 것을 본받아 부활절 이전, 주일을 제외한 평일 40일을 회개와 극기, 그리고 기도의 삶을 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아주 중요한 기간입니다. 

 

사순절은 언제나 수요일에 시작하게 되는데, 그 날을 “사순대재 수요일” 혹은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라고 합니다. 이날에 재를 축복하여 이마에 발라, 회개하는 예배를 드리며 하느님 앞에서 우리자신을 성찰해 봅니다. 

 

사순절 동안 주보 2면에 게재된 대로 생활하고 주보 광고 1의 내용대로 훈련한다면, 부활을 맞이하는 신앙의 기쁨도 커지고 우리의 믿음도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1독서 레위기에서 하느님은 '나 야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라고 명령하십니다. 거룩이 무엇이고 어떻게 거룩해 질 수 있을까요?

 

하느님은 이집트 노예로 400년 이상을 살다가 해방된 무지랭이같은 이스라엘을 향하여 ‘거룩한 내 백성’이라고 하셨습니다. 출애 19:5-6, “이제 너희가 나의 말을 듣고 내가 세워준 계약을 지킨다면, 너희야말로 뭇 민족 가운데서 내 것이 되리라. 온 세계가 나의 것이 아니냐? 너희야말로 사제의 직책을 맡은 내 나라, 거룩한 내 백성이 되리라.' 이것이 네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일러줄 말이다." 

 

이 말씀을 통해서 알게 되는 “거룩”이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이 세우신 계약을 잘 지키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너희가 나의 말을 듣고 내가 세워준 계약을 지킨다면, ... 거룩한 내 백성이 되리라.” 

 

그래서 오늘 1독서 레위기는 “거룩하라”고 말씀하신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룩한 존재가 되도록 일상 가운데 행해야 하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십니다. 내용인즉, 제가 강조하는 쩨데크, 미슈파트의 삶입니다. 

 

이러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출발은 사랑입니다. 18절,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아껴라.”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개역개정) 이런 면에서 우리교회 표어는 아주 탁월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공평과 정의를 행하는 우리는 세상의 빛!”

 

오늘 복음에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레위기의 말씀과 유사한 주님의 말씀이 나옵니다. 마태 5:48,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완전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레위기의 “거룩하라”는 말씀과 같은 의미로 이해해도 될 것입니다. 레위기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삶을 거룩함으로 말한 것처럼, 마태오복음에서도 완전한 존재는 이웃과의 관계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거룩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려 봅니다. “거룩은 ‘그 만큼’을 넘어 사는 삶이다.” 마태 5:46, “세리들도 그 만큼은 하지 않느냐?” 47, “이방인들도 그 만큼은 한다.” 

 

‘그 만큼’이란 얼마 만큼일까요? ‘자기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 끼리끼리, 내가 받은 정도로, 내 욕심을 채워줄 소유에 축나지 않을 정도로’ 등이 아닐까요? 

 

경계를 뛰어 넘어, 내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하느님의 마음과 생각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그리스도인들도 있기에 주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청년 바보의사(안수현)’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책 중에 “십리까지 간다” 글이 있습니다. “한 후배가 집이 멀어 성경공부 중간에 슬그머니 나가는 것을 알고는 공부가 끝난 뒤 안암동에서 성남시청까지 태워주기를 한 학기 동안 계속했습니다. 모임이나 예배가 끝나면 다들 돌아가는데 늘 차 없이 멀리 가야 할 후배들을 위해 파주 교하리로, 양수리 수양관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는 9개월 만에 25,000 킬로를 돌파했습니다.”

그 청년 바보의사의 주인공 故 안수현 1부 (실화 극장) 

그 청년 바보의사의 주인공 故 안수현 2부 (실화 극장)

안수현군은 ‘오리를 가고자 하는 자에게 십리를 간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언제나 차를 태운 사람은 그 집 앞까지 태워다 주었습니다. 차를 운전하게 된 것은 차 없이 다니는 친구들에게 빚진 마음으로 섬기고 도와주라는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오리를 가자고 하면, ‘내가 왜 오리를 가야해?’라고 하지 않고 ‘그래 내가 오리까지는 가준다’가 아니라, 자원하여 십리까지 가는 자기희생의 사랑이 거룩이라는 말입니다.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그 만큼’도 못하는가? ‘그 만큼’만 하는가? ‘그 만큼’을 넘어서는가?“ 거룩은 “그 만큼을 넘어서는 삶”입니다. 우리는 이런 거룩을 살라고 부름 받은 존재들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아는 만큼, 그렇게 산다고 합니다. 신분의식이라고 합니다. 투철한 군인정신을 가진 사람은 군인답게 삽니다. 그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군의 인터넷 아이디는 “스티그마”였습니다. 헬라어 “스티그마”는 “예수의 흔적”이라는 뜻입니다. 

 

오늘 서신 끝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것’이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이는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입니다. 그가 얼마나 그리스도인이라는 분명한 신분의식을 지니고 살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작은 예수”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대학시절부터 제가 사랑하는 예수님을 따라가고자 “작은 예수”답게 살려고 열심히 살아온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여러분을 “성도”라고 부릅니다. 성도란 ‘거룩한 무리’, 단수형으로 “성인”이죠. 예수님의 피 값으로 죄 사함 받고 구원받은 거룩한 하느님의 자녀라는 신분의식이 있는 사람은 거룩을 살아갑니다. 

 

이것을 오늘 2독서에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1고린 3:16, “여러분은 자신이 하느님의 성전이며 하느님의 성령께서 자기 안에 살아 계시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내 안에 거룩한 하느님의 영이 살아계신다. 내가 하느님의 성전이다.“ 이 의식이 분명하다면 거룩을 살 수 있습니다.

 

그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은 이 땅에서 예수의 생명을 품고 살면서  자신이 가는 곳마다 예수의 흔적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만큼’을 뛰어넘는 “스티그마”의 삶이 여러분 모두의 삶이기를 기도합니다. 

 

하지만, 조심해야하는 것이 있습니다. ‘거룩하라, 완전하라’는 주님의 명령 앞에서 나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신분은 분명히 거룩하신 하느님의 자녀, 성도, 그리스도인이지만, 실상 우리의 삶은 완전을 향해 거룩해지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공사 중입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을 배워가는 훈련생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 자신이나, 서로에 대해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사순절은 거룩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말씀/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대한 초대  (0) 2020.03.08
사순절, 예수님만을 바라보는 시간!  (0) 2020.03.01
육적인 사람에서 영적인 사람으로!  (0) 2020.02.16
우리가 소금과 빛인 이유?  (0) 2020.02.09
우리가 드릴 봉헌?  (0) 2020.02.02

댓글